https://tistory1.daumcdn.net/tistory/5829381/skin/images/jquery.toc.js
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보배의 섬, 진도

by 지구 보존위원장 2025. 9. 4.

진도 시장

보배의 섬, 진도, 전통시장과 향토음식의 맛과 멋

1. 보배의 섬, 진도

진도는 제주도와 거제도에 이어 한반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으로, 예로부터 풍요로운 농산물과 해산물로 인해 '보배의 섬'이라 불려왔습니다. "한 해 농사를 지어 3년을 먹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농경지가 넓고 식량이 풍부하며,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청정 해역은 다양한 어종과 해조류를 길러내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진도의 매력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에 그치지 않습니다. 진도 고유의 자연적 특성과 오랜 역사가 빚어낸 독특한 전통시장, 섬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특산물,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한 깊은 풍미의 향토음식들이 바로 진도 여행의 핵심입니다. 이 보고서는 진도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전통시장 두 곳과,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진도 고유의 특산품, 그리고 섬의 맛을 가장 잘 표현하는 대표 맛집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2. 진도의 심장, 전통시장

진도의 전통시장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섬의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담고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과 같습니다. 특히 진도읍에 위치한 두 개의 시장은 각기 다른 역사와 특징을 지니며 진도 지역 경제와 생활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1. 진도 조금시장: 물길이 열어준 상업의 역사

진도 조금시장은 예로부터 지역 상권을 선도했던 중심 시장입니다. 시장의 이름인 '조금(Jogeum)'에는 흥미로운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이는 시장이 위치한 '조금리(Jogeum-ri)' 마을에서 유래하는데, 마을 앞 갯벌을 썰물 때 조수가 가장 낮아지면 배를 타지 않고도 건널 수 있었다 하여 '조금 건널 수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조금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조금시장은 자연의 리듬에 따라 열리는 시장이었으며, 오랜 시간 동안 진도의 중심 무역 거점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오늘날 조금시장은 일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상설시장과, 매달 끝자리 2일과 7일에 활짝 열리는 5일장이 공존하는 독특한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5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상설시장에서 보기 힘든 풍성한 '난전(亂廛)'이 펼쳐지며,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활기 넘치는 장터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시장의 핵심은 단연 '어물전(魚物廛)'입니다. 메인 광장을 중심으로 활어와 건어물을 파는 좌판이 길게 늘어서며, 진도 앞바다에서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들이 거래됩니다. 또한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과 다양한 잡화류도 풍부하게 판매되어, 여행객들은 진도의 진짜 농어촌 인심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상설시장의 편리함과 5일장의 활기가 결합된 조금시장은 진도 상업의 역사를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진화한 상업 생태계의 좋은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2.2. 진도 십일시장: 시골 장터의 정취

진도 십일시장 역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시장입니다. '십일시리'라는 지명은 본래 10일장이 열렸던 데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는 조선 후기부터 이미 진도에 여러 장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문헌에 따르면 18세기에는 읍내장과 임유장(임회장)이 먼저 형성되었고, 1830년대에 이르러 의신장과 고군장 등 여러 5일장이 추가로 생겨났습니다. 십일시장은 일제강점기까지 10일장으로 운영되다 경제 성장에 따라 현재의 5일장 형태로 변화하여 매월 4, 10, 14, 20, 24, 30일에 열립니다.  

 

진도에 서로 다른 날짜에 열리는 두 개의 5일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이는 진도 전역에 걸쳐 잘 짜인 전통 상업 네트워크가 존재했음을 의미합니다. 각 시장이 다른 날짜에 열림으로써 상인들은 섬 전체를 순회하며 물건을 팔 수 있었고, 주민들 역시 날짜에 맞춰 가까운 시장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업 시스템은 진도의 깊이 있는 상업적 유산과 체계적인 경제 활동의 흔적을 보여줍니다.

두 시장은 서로 다른 운영일로 인해 진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줍니다. 십일시장은 조금시장보다 조금 더 소박하고 시골 장터의 분위기를 풍기며, 주로 고추, 마늘, 채소, 어물 등 지역 농산물과 잡화류를 판매합니다.  

 
시장명 운영 방식 운영일 주요 품목 특징 및 역사
진도 조금시장 상설 및 5일장 상설: 연중무휴, 오일장: 매월 2, 7일 어물(활어, 건어물), 농산물, 곡물, 특산품 '조금리'라는 지명에서 유래. 오랜 역사의 중심 시장.
진도 십일시장 5일장 매월 4, 10, 14, 20, 24, 30일 고추, 마늘, 채소류, 어물류, 잡화류 '10일장'의 역사적 흔적. 조금시장과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

3. 땅의 보배, 바다의 선물: 진도 특산품

진도의 특산품은 섬의 청정한 자연환경과 지역민들의 오랜 지혜가 결합된 결과물입니다. 특히 진도를 대표하는 농산물과 수산물은 다른 지역의 동종 상품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뛰어난 품질을 자랑합니다.

3.1. 땅이 키운 보물: 농산물

진도 울금(鬱金)

울금은 '밭에서 나는 황금'이라 불릴 만큼 귀한 작물입니다. 진도는 국내 울금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최대 재배지입니다. 진도 울금이 유독 품질이 좋은 이유는 다른 지역보다 수확 시기가 한 달 정도 늦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울금의 알이 굵어지고, 색이 더 깊고 향이 진해지며, 유익 성분인 커큐민 함량도 높아집니다. 울금은 혈액을 맑게 하고 뇌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 건강식품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진도 구기자

인삼, 하수오와 함께 한국의 3대 명약으로 손꼽히는 구기자는 진도에서 전국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도 구기자는 청정 바다의 신선한 해풍과 긴 일조시간이라는 진도의 지리적 특성 덕분에 열매가 크고 과육이 많으며 색이 선명하고 맑은 것이 특징입니다. 손으로 짜면 끈끈한 진액이 나올 만큼 풍부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2007년 농림축산식품부 지리적표시제에 등록되어 그 우수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진도 검정쌀

진도에서 재배되는 검정쌀은 타 지역의 검정쌀에 비해 우수한 품질로 평가받습니다. 풍부한 영양소와 찰지고 구수한 맛이 특징으로, 예로부터 '약미(藥米)'라 불릴 만큼 약밥이나 미숫가루 등 건강식으로 활용되었습니다.  

 

3.2. 바다가 내어준 보물: 수산물

미역과 다시마

진도 앞바다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황금어장으로, 미역과 다시마 같은 해조류가 풍부하게 자생합니다. 진도 미역은 조선시대부터 임금에게 진상되었을 정도로 그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미역과 다시마는 식이섬유와 알긴산이 풍부하여 면역력 증진 및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귀한 바다의 보물입니다.  

 

간재미

진도는 간재미의 주요 산지 중 하나로, 간재미회나 무침이 특히 유명합니다. 간재미는 사계절 내내 잡히지만,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잡히는 간재미는 뼈가 연해져 뼈째로 먹기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맛을 넘어, 제철 식재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3.3. 진도 홍주: 지초가 빚어낸 영롱한 붉은빛

진도 홍주는 단순히 술이 아니라, 진도의 자연과 오랜 전통이 빚어낸 예술품입니다. 이 술의 가장 큰 특징은 천연 식물인 '지초(芝草)' 뿌리를 활용해 붉은빛을 낸다는 점입니다. 진도 홍주의 전통적인 제조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밑술 제조: 쌀 70%와 보리쌀 30%의 비율로 밥을 지어 누룩과 섞어 보름 정도 발효시켜 술덧을 만듭니다.
  2. 증류: 술덧을 가마솥에 넣고 60℃ 정도로 가열하여 소주를 증류합니다. 이때 증류된 술은 투명한 '백주(白酒)' 상태입니다.
  3. 홍주화(化): 소주가 나오는 주둥이 아래에 잘게 썬 지초를 얹은 면포를 놓고, 증류된 백주를 천천히 통과시킵니다.
  4. 완성: 백주가 지초의 천연 붉은 색소를 흡수하며 진한 선홍빛의 홍주가 완성됩니다.

이처럼 인공적인 색소가 아닌 지초를 이용한 전통 방식은 진도 홍주의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하며, 진도 특유의 약초와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엿볼 수 있습니다.

4. 진도의 맛집과 향토음식: 자연을 담은 한 상

진도의 맛집들은 섬의 풍요로운 자연이 키워낸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상차림을 선보입니다. 단순히 맛있는 식사를 넘어, 진도의 문화와 정서를 체험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4.1. 바다의 풍요, 해산물 요리

낙지 전문점: 용천식당과 한끄니

진도 앞바다는 낙지가 풍부하기로 유명하며, 이를 활용한 요리가 발달했습니다. 낙지 전문점인 용천식당은 진도의 대표적인 해산물 요리 전문점으로, 쫄깃한 식감과 매콤한 맛이 일품인 낙지볶음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이 식당은 인근의 솔비치 리조트와 가까워 현지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이곳은 푸짐한 인심을 담아 13가지의 다양한 밑반찬을 제공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신선한 현지 식재료에 정성이 더해진 상차림은 진도 음식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한끄니 역시 낙지 비빔밥과 낙지볶음이 맛있는 곳으로, 싱싱한 낙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꽃게 요리 명가: 신호등회관

30년 가까이 진도의 맛을 지켜온 신호등회관은 간장게장과 꽃게살 비빔밥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곳입니다. 대표 메뉴인 꽃게살 비빔밥은 밥도둑으로 불릴 만큼 살이 꽉 찬 꽃게와 감칠맛 나는 양념이 특징입니다. 이 식당은 진도군 수협과 직접 연계하여 신선한 제철 해산물을 공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지역 특산물 유통망과 식당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4.2. 진도의 혼을 담은 향토 음식

뜸북국: 청정 바다의 맛

진도 고유의 향토 음식인 '뜸북국'은 청정한 해역에서만 자생하는 해조류인 뜸부기를 소갈비와 함께 푹 끓여낸 보양식입니다. 궁전음식점은 2대에 걸쳐 25년간 뜸북국을 전문으로 해온 노포로, 한우를 푹 삶아 기름기를 제거한 육수에 진도 조도에서 채취한 뜸부기를 넣어 진한 국물을 우려냅니다. 이 음식은 맛뿐만 아니라 깨끗한 진도 바다 환경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울금 삼겹살

진도의 대표 특산물인 울금을 활용한 울금 삼겹살은 진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메뉴입니다. 제주촌갈비와 같은 식당에서는 울금을 이용해 돼지고기의 잡내를 잡고 풍미를 더한 삼겹살을 선보입니다. 이처럼 지역 특산물을 기존의 인기 메뉴와 결합하는 방식은 진도의 식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식당명 대표 메뉴 가격대 (원) 특징
용천식당 낙지볶음, 낙지탕탕이 낙지볶음 20,000 낙지 전문점. 13가지 밑반찬과 푸짐한 인심.
신호등회관 간장게장, 꽃게살 비빔밥 간장게장 39,000, 꽃게살 비빔밥 15,000 30년 전통. 전국적으로 유명한 게장 맛집.
궁전음식점 소갈비 뜸북국 10,000 25년 전통의 향토음식 전문점. 뜸부기 해조류 사용.
한끄니 낙지비빔밥, 낙지볶음 낙지비빔밥 17,000 낙지 전문점. 착한 가격과 맛으로 유명.
제주촌갈비 울금 삼겹살 - 진도 특산물인 울금을 활용한 이색 메뉴.

5. 풍미의 미식 

진도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섬의 지리적 특성과 오랜 역사가 융합된 독특한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진도 재래시장은 이러한 역사를 체험하고, 풍부한 특산품은 섬의 자연적 우수성을 보여주며, 향토음식들은 그 모든 것을 한데 엮어 깊은 풍미의 미식 경험을 선사합니다.

진도 여행을 계획하는 방문객들에게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할 수 있습니다.

  • 역사 애호가 및 문화 탐방객: 매달 2일 또는 7일에 진도 조금시장을 방문하여 5일장의 활기를 느껴보길 권합니다. 시장의 이름 유래를 미리 알아보고 방문하면 더욱 깊은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진도 홍주의 제조 과정을 이해하고 맛을 음미하는 것 역시 진도 문화의 정수를 경험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 미식가: 진도의 식당들은 해산물뿐만 아니라 독특한 향토음식도 다양하게 제공합니다. 신호등회관에서 꽃게 요리를 맛보고, 궁전음식점에서 뜸북국의 시원한 맛을 경험하는 것은 진도 미식의 핵심을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진도는 보배의 섬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풍요로운 자연과 그를 활용한 깊이 있는 식문화로 여행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단순히 명소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진도의 자연과 사람이 빚어낸 시장과 음식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맛보기를 권합니다.

진도시장 안 사진
진도 회 시장